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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것들

아쉬운 더 에이트쇼

by 호기심파파 2024.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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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재밌다던 더 에이트쇼를 정주행 완료를 했죠. 

 

오징어게임과 닮았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오징어 게임을 그다지 재미있게 보지는 않았어서, 더 에이트쇼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어요. 

 

근데 다들 재밌다고 하니까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딱 앉아서 틀었죠.

 

 

1. 첫인상

 

첫인상 중요해요. 

 

사람을 보든 뭔가 컨텐츠를 보든 그렇죠. 

 

[좀 버티고 3화까지 가면 그때부터 재밌어]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들은

 

대부분 기대이하더라구요. 처음에 끌어당기는게 없으면 뒤로가도 흥미를 가지기 힘들어요.

 

그리고 포스터도 중요해요. 

 

하지만 더 에이트 쇼는 포스터에서 풍기는 느낌도 왠지 세련되어 보여서 마음에 들었어요. 

 

 

시작하자마자 보여주는 류준열이 주인공인 작은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 같은 연출에 흠뻑 빠져들기 시작했어요.

 

마지 뮤지컬을 보는 거 같은 느낌이죠.

 

류준열이 사채업자들을 피해 걸어가면서 카메라와 조명이 예상치도 못하게 바뀌고 비춰줘요.

 

류준열이 처한 상황도 자연스럽고 독특하게 설명해 주죠.

 

신선하다. 흥미롭네. 하는데 어느새 더 에이트쇼장으로 들어가게 되요.

 

시작한지 14분 만에!!!

 

흥미로운 시작과 빠른 진행!!! 너무 매력적인 시작이었죠. 

 

그리고 어쩌면 여기까지가 더 에이트쇼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경험이었던거 같아요. 

 

 

2. 감독

 

여기서 잠깐 감독이 누군지 좀 보고 넘어가야 할것 같아요. 

 

한재림이라는 감독이에요. 감독 이름만 봐선 잘 모르겠죠? 

 

필모그래피를 보면 아!!! 할 수 밖에 없는 분이에요.

 

<연애의 목적> <우아한 세계> <관상> <더 킹> <비상선언>의 연출을 하신 분이에요. 

 

유명하고, 좋은 작품들을 많이 하신 분이죠. 

 

 

더 에이트쇼는 한재림 감독의 첫 드라마 작품 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부족한 부분들이 보이는건 어쩔 수 없나봐요. 

 

 

초상화를 그리던 분에게 옛날 영화관에 걸어놓던 커다란 포스터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잘 못그린다고 하죠.

 

그런 느낌이에요. 

 

 

그분이 감독하신 다른 영화에서는 충분히 짜임새 있는 구성을 보여주셨는데,

 

더 에이트쇼는 솔직하게 얘기해서 좀 실망했어요.

 

 

3. 감상

 

더 에이트쇼를 본 감상을 한 단어로 설명하자면 "갈팡질팡"이에요.

 

초반에 보여줬던 빠른진행이 1층부터 8층까지 사람들이 모이자 급격히 느려지기 시작해요. 

 

사건들은 끊임없이 일어나고는 있지만, 

 

그 사건과 사건 사이의 개연성이 매끄럽게 이어지질 못해요. 

 

등장인물들에게 감정 이입하기도 쉽지 않아요. 

 

마치 시청자들도 극중에 나오는 CCTV로 관람하고 있는 사람들과 같은 느낌으로 보게 하려는 느낌이에요. 

 

등장인물들은 표현도, 행동도, 사건의 전개도 너무 과격해요.

 

하지만 이런 부분들은 처음부터 보여줬던 약간 비 현실같은 감각으로 보면 어느정도 적응은 할 수 있더라구요. 

 

오히려 저에게 거슬린 부분은 8층으로 음식이 다 온다는 부분이었어요. 

 

사실 드라마 초반에 이 내용이 나오는데 저는 여기서 "덜컥" 했죠.

 

 

예전에 재미있게 본 영화 중에 [더 플랫폼]이라는 것이 있었어요.

 

2020년에 만들어진 스페인 영화 인데요.

 

이 영화의 메인 내용이 이거에요. 

 

<333층 감옥이 있고 1층에서 부터 진수성찬이 지하 333층까지 내려가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

 

이었죠. 

 

전 8층에 밥이 아래층으로 내려간다는 부분이 나왔을때 다른 영화가 생각이 나서 좀 아쉬웠어요. 

 

 

그리고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 속에서 등장 인물들의 선택은 점점 이해하기 힘든 영억으로 달려가요.

 

가장 클라이막스는 8층에 살던 사람이 하는 고문이죠.

 

여기서는 도대체 알 수 없는 영억으로 들어가버리더라구요.

 

류준열이 하는 멘트

 

"전쟁에서도 절대 하지 않는 고문"

 

이라는 대사를 보고 전 급히 감독을 찾아 봤었어요.

 

당연히 처음 작품을 만드는 감독일꺼라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아니었죠.

 

 

마지막 모든 사건들이 마무리 될 무렵에 1층 남자가 높은 층으로 가고 싶다는 욕망으로

 

모았던 모든 금액을 써버리자, 갑자기 줄타기를 하며 자신의 욕망을 실체적으로 보여줘요.

 

 

높이 높이

 

제 흥미는 아래로 아래로...

 

 

너무 갑작스러워요.

 

마지막에 갑자기 사실은 이게 주제였지롱! 하면서 튀어 나온거 같아요. 

 

1층 남자가 그렇게 좌절할 필요도 없었어요. 주변 분들이 번 돈을 조금씩 나누어줘도 되는 거 였으니까요. 

 

하지만 주제니까. 이 드라마의 주제니까 그런 자살과 같은 선택을 했다고 치자구요.

 

그런데 그게 왜 갑자기 저렇게 튀어나오냐는 거죠. 

 

 

1층남자는 그 욕망을 중간중간 드러내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사람들은 층이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중간에 알지도 못했구요. 

 

꽁꽁 숨기고 있다가 갑자기 보여주면 반전이 아니라 그냥 안보여준게 되어 버리니까요.

 

 

그래서 제 감상은 갈팡질팡이에요.

 

목적지로 가는 길을 제대로 보여주질 못해요. 

 

등장인물들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끝에가서 갑자기 짜잔 하고 보여줘요.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개연성이 떨어지니, 사건의 개연성도 떨어지고, 

 

그렇게 되니까 전반적으로 이해 할 수 없는 일들만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아쉬워요. 많이 아쉽습니다. 

 

차라리 시간별로 돈을 번다는 것에만 포인트를 두고, 좀 더 집중도 있게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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